280랠리의 도전과 열정 > 라이딩 후기

본문 바로가기
Since 2000 산악자전거 280랠리 커뮤니티 포털

라이딩 후기

280랠리의 도전과 열정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와플-이석…
댓글 0건 조회 8,588회 작성일 09-07-07 00:49

본문



제10회 양평 280랠리의 감흥이 가시기 전에 순수한 도전의지와 끝없는 열정을 오랫동안 간직하고자,

또한 차기 대회를 생각하고 계신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정의 36시간을 정리해 봅니다.


2009년에는 고양랠리와 280랠리를 막연하게나마 한번 해 봤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중 자타고 게시판에 고양랠리와 280랠리를 보게 되었고 "그래 이참에 준비를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준비는 없었습니다.
55KM의 거리를 주 2~4회의 자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기본적인 체력은 갖추어 질거라고 생각을 했었고 주1~2회는 평상시의 자출보다 1시간정도 더 일찍 출발하여 일산의 아마존이나 성황당산 혹은 건자산 매봉산등으로 출근하면서 산에서의 적응도 많이 되어 있었기에 그 정도면 충분하리하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부딛혀 보니 충분한것은 물론 아니고, 많이 모자람을 느꼈고 특히 황룡산님 따라 다니다 가랑이 찢어질뻔했었습니다.
정말 자전거 잘 타시는 분들 많이 보았고 체력이 월등하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그 분들은 분명 저보다 더 많이 자전거 타고 별도로 체력훈련도 하신 분들이겠죠.....

랠리중에 황룡산님과 같이 다닐 시간이 많았는데 황룡산님도 요즘 자전거 많이 못 탓다고 하면서도 제가 볼때는 날라 다니더군요.


황룡산님도 평상시 하루 100KM의 라이딩을 하신다고 하더군요.때론 200KM 정도도 자주 하신다고...
그러니 임도 중간중간에 꽤 많이 널려있는 선수들 사이를 비집고 소리산코스의 30KM넘는 거리를 2시간 이내에 돌파할 수 있는거죠.
전년도 고양랠리에서 2위를 하셨다는데 순위 2위가 쌈치기해서 또는 홀짝으로 딴것도 아니고 그러한 내공이 준비되어 있어서 가능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자 이제 280랠리로 출발해 봅니다.


금요일 오후에 출발하여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랠리때 덜 졸리고 덜 피곤할것 같아서 회사에 반차 휴가를 내고 3시30분경 백마역에 도착했다.
배웅을 위해 나오신 덴트리님과 바른생활님이 먼저 와 있었다.
차츰 선수들도 모이고 배웅을 위해 여러분들도 나오셔서 힘과 용기를 주셨다.
덴트리님은 양말 한개와 280스티커 1장 달랑받고 10만원을 추가로 찬조해 주셨다.
선수도 못하고 지원조도 못하는 미안한 마음에 그리하셨겠죠.


출발을 위해 자전거를 차에 올리고 있습니다.




트리안님이 보내주신 샌드위치를 모두 맛있게 나눠먹고 있습니다.(포장도 너무 이쁘게 되어 있더군요)



자 이제 화이팅 하고 출발합니다.



좌로부터 선장님,돌팔매님,레오님,황룡산님,덴트리님,토방포님,와플,마당쇠님,동호님,바른생활님,킹콩님



출발장소인 단월레포츠공원 근처에 저녁무렵 도착을 하고 텐트를 쳤습니다.


그리고 일찍 자기 위해 막걸리 2통을 나워 마셨는데 모두들 몸 사리느라고 6명이 2통을 채 못마시고 10시경에 텐트에 누웠지만 평상시의 생활리듬 때문인지 또는 불편한 잠자리 때문인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거렸다.
새벽 2시경 일산에서 출발한 2진이 막 도착하면서 모두 기상하여 본격적인 전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출발을 앞두고 김밥을 먹으며 각자의 이동식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먹고 비축하지 않으면 280km는 갈 수 없습니다.






바삐 먹으면서 1차 지원장소 확인과 준비물들 점검중입니다.




자 이제 대망의 280랠리를 떠나기 앞서 지원조와 전투조가 함께 기념촬영을 합니다.




출발장소인 단월레포츠공원에 들어와 있습니다.
여기 한번 들어오면 자전거 가지고 밖으로 못 나갑니다.
부정출발을 방지하기 위해 그렇게 한다네요.




호흡조절도 하고 스트레칭도 간간이 하고 그러면서 출발시간을 기다립니다.
손목에 찬 노란띠는 모기 퇴치제입니다.
100% 안물리는건 아니지만 거의 물리지 않았습니다.
무게 부담 없고 5일동안 사용가능하다고 하더군요.약국판매 2,000원




자타고의 선수들이 모여서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참가선수가 88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중 여성선수도 40여명이라고 하고요.




이제 출발에 앞서 안전 완주를 기원하며 풍선을 날립니다.





드디어 카운트다운을 마치고 출발입니다.
자타고 선수들은 제일 꼴찌로 출발합니다.
왜냐고요?
그만큼 자신있다는 거지요.....ㅋ








어둠을 뚫고 힘차게 페달링을 합니다.
선수들이 너무 많아 진행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첫코스인 송전탑임도코스도 거의 추월은 힘들고 임도의 길따라 줄지어서 가는 모습도 장관이더군요.
바짝 붙어가면 앞사람이 넘어질 경우 같이 넘어질 수도 있어 상당히 주의 하면서 바짝 긴장상태로 진행했습니다.
사고는 곧 완주포기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송전탑코스를 마치고 도로로 다시 다운을 합니다.
최대속도를 내고 달려 내려갑니다.
역시 사고는 주의해야 합니다.



다음코스는 향소리임도코스.
다운한 만큼 그 이상으로 다시 업힐을 해야 합니다.
힘있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추월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객기 부리는 사람은 결정적인 실수를 하게 됩니다.
초반에 힘있다고 다 써버리는 우를 범하는 것이지요.
저는 경사가 조금 된다고 생각하면 과감히 내려 끌바입니다.
힘을 아끼기 위한 방편이지요.
그리고 추월 할려고 애를 써지도 않았습니다.어차피 1-2시간에 끝나는 경기가 아니니까요.
이곳에서는 평속 7-12KM정도로 꾸준히 업힐을 했습니다.
업힐후 마지막 다운을 조금 하고 나면 산음임도 코스로 들어갑니다.



산음임도 첫번째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급히 가다보면 우측길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서도 결정적인 실수를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실수를 할 뻔 하였고 바른생활님은 5KM를 허비했다고 하구요.


답사라이딩도 갔다 왔던 곳이라 별 생각 없이 달리고 있는데 앞서가는 친구들이
우회전 하길래 따라 들어갔더니 랠리코스가 아닌것 같았습니다.
계속 다운코스라 이상해서 자전거에 내려서 다시 끌바로 올라 왔습니다.
이미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은 계속 내려 가버렸습니다.
답사를 다녔왔기에 실수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산음임도코스가 끝나면 누적거리는 약 50KM정도가 됩니다.




K1 체크포인트에서






지원팀을 만나 아침을 먹기로 한 지점이지요.
마을회관앞 평상위에 밥상까지 마련하여 설렁탕을 끓여 국수면발에 햇반을 곁들여 한 그릇 뚝딱 해 치웠습니다.
처음 받는 지원조의 지원으로 힘을 보충하여 소리산 도토리코스로 출발합니다.
황룡산님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계시더군요.40분정도 기다리신것 같았습니다.









다시 도토리코스로 황룡산님과 출발합니다.
자타고에서도 여러번 왔던 도토리코스.....
그러나 방향이 반대입니다.
자타고에서 돌던 방향은 밭배고개에서 돌았는데 그 코스는 다운이 많은 코스로 알려져 있죠.
근데 280랠리 코스는 반대로 도는 코스인지라 업힐이 많겠죠.....


황룡산님이 앞서가고 저는 뒤따라가고...
이곳도 선수들이 많아 추월하기위해 더 힘을 써야 하는 곳인데 황룡산님이 갑자기 달려 나갑니다.
저도 따라 갔죠... 그리고 따라 잡을만 하면 또 도망갑니다.
그러기를 몇번 오버페이스 하는것 같은 느낌이 와서 포기하고 제 페이스를 유지 할려고 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오버페이스가 맞더군요.
황룡산님도 앞에서 사람들이 얼쩡거리는게 싫어서 달렸다고 하더군요.
근데 본인도 다리에 쥐가 나서 50M이상 끌바를 했다고.....


소리산 날머리에 도착하니 왕거북님이 5분전에 황룡산님 출발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서둘러 음료수 챙기고 클린턴 코스로 직행합니다.
소리산 소요시간은 2시간 조금 더 걸린것 같습니다.






클린턴코스는 업힐보다는 다운힐이 많은 곳이라서 수월하게 내려갔습니다.
전체 누적거리 약 98KM지점인 차차차 휴게소에 도착하니 킹콩님과 쥴리앙님이 황룡산님과 함깨 있더군요.
근데 점심을 사서 먹었는데 왜 이렇게 입맛이 없는지 결국 절반이나 남겼습니다.
어디서건 음식 남기는건 절대 없었는데 랠리중에 남겼습니다.
아마 이때부터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기 시작했나 봅니다.



신론리 임도로 황룡산님과 함께 스텝 바이 스텝으로 전진을 합니다.
계속해서 업힐을 하다가 잠깐 다운 하는 사이 싱글길 입구가 나와서 멜바를 하고 능선을 타고 올랐습니다.
임도만 있어서 일부러 싱글코스를 만들어 놓은것 같은 생각도 드는 그런 짧은 구간의 싱글이었습니다.


날씨가 엄청나게 더웠는데 저는 랠리에 긴장했던 탓인지 물 먹는 것도 잊고 계속 전진을 했습니다.
나중에 일사병 증상이 생겼을때 황룡산님이 하는 말이 자신은 물을 먹는데 저는 먹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땀은 비오듯 흐르는데 물도 먹지 않고 해서 그런지 공주휴게소에 도착했을땐 상당히 지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또 출발해야 합니다.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썬크림을 다시 바르고 갈운리 임도로 또 진입을 합니다.
그런데 갈수록 상태가 나빠집니다.
다리에 힘이 빠지고 페달링이 안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어보는 일사병증상.....(당시에는 그것이 일사병 증상인지도 몰랐다.)
창백한 얼굴에 호흡이 가쁘고 몸이 떨리고 한기가 느껴졌었다.
속도는 점점 떨어지고...."황룡산님 나 개의치 말고 먼저 가세요...."
그리고선 혼자서 끌고 타고를 반복하면서 겨우 갈운리 임도를 내려갔는데
출구쪽에 엠블란스에 부상자가 누워있더군요.
안그래도 상태가 안좋은데 그런 모습을 보니 가슴이 철렁하더군요.
혹시나 이러다 잘못되는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우린 모두 다 같은 목표를 가진 도전자들입니다. 불의의 부상으로 포기하는 랠리는 우리 모두
원하지 않는 모습일진데.....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순 없으니 가는데 까진 가보자" 하고 또 달려갑니다.




도로 다운을 마치고 좌측 다리건너 펜션을 지나 몰운임도를 향해 끝도 없이 올라갑니다.
가슴도 두근거리고 온 몸에 힘이 빠져 모든게 귀찮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감기 몸살처럼 몸 전체가 어실어실한게 한여름에 추위를 느끼는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답사를 갔다 왔던 곳이라 어떤 코스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무리하지 않고 끌바 절반 6-7KM 절반
이렇게 정상을 향해 한발짝 한발짝 다가 갑니다.
끌바를 하면서 보이는 길옆의 산딸기는 쳐다만 보고 지나갑니다. 그것 마저도 귀찮고 번거로와서.....


고개를 오르니 지원조인 킹콩님과 쥴리앙님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이 지점이 135KM 되는 지점.



도착하자마자 맨 바닥에 드러 누으며 30분만 자고 갈테니 깨워달라고 누웠다.
그러나 머리는 맹숭맹숭.... 잠은 오지 않습니다.....
10여분을 누웠다 다시 일어나 갈려고 했더니 어지러운것 같고 좀 더 쉬었다 가라는 지원조의 말도 있고 해서
다시 드러누어 10여분간을 있다가 킹콩님의 특수제조의 파워풀한 음료수를 마시고 바나나와 쵸코파이를 먹고 출발합니다.



지원 1호차의 모습입니다.




금왕리임도와 계정리임도의 스무날리 고개까지만 가면 이번 랠리는 완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이유는 양동까지만 가면 거기서 2-3시간 쉬었다 다시 진행하면 컨디션이 어느정도 회복 할 것이고 거기서부터
남는 구간은 110KM정도 밖에 안되니 마지막 힘을 짜내면 가능할 것이란 생각에 무조건 양동까지는 가야 했습니다.
또한 양동까지의 마지막 임도인 수목장코스부터는 다운이 많고 거리도 짧아 무리 없이 갈 수 있다는것을 답사라이딩때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금왕리임도는 시작 초입부터 다운으로 시작하기에 편안하게 시작하였고 업힐보다는 다운이 많아 견딜만 했습니다.
한발짝 한발짝 힘들여 가고 있는데 젊은 친구들은 쌩~하고 지나가고 또 지나가고.....셀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추월해 간더군요.
그래도 난 경사만 나오면 끌바하고 평지나 다운이면 자전거에 올라타서 몸을 자전거에 맡긴다는 표현이 맞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 걷던지 페달링 하던지 그렇게 갔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나를 급하게 추월하고는 조금 가다 쉬고 있다가 내가 지나가면 다시 나를 추월해 달아나고 또 쉬고....
그러면서 여러번 엇갈리지만 만약 내가 정상상태라면 그들보다 훨 빨랐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이 방법은 지난 6월6일 고양랠리100 참가로 터득한 방법이었습니다.
업힐후 고개 정상에서 쉬는게 아니라 다운 하면서 쉬고 평지를 가면서 쉬고 또 경사 가파른 곳에선 끌바를 하면서 쉬고.....
끌바를 하면서 이동식을 먹으면서 가다보니 결국 쉬는 시간없이 계속 전진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죠.
랠리중 속도로 추월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되고 결국 무리수가 되는데 속도가 아니라 시간으로 추월하면 훨 더 쉽고 효과적이다.



몰운고개에서 스무날리고개까지(K5~K6) 약 33KM는 나에겐 지옥의 구간이었다.
힘은 점점 더 없어지는데 입맛이 없어 음식은 넘어가지 않고 속도는 점점 떨어지고 날은 어두워져 가고...
그래도 이 랠리를 스스로 선택했고 즐기자고 온것인데 포기할 수 만은 절대 없다는 생각외에는 아무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페달링한다.


많은 사람들이 완주를 기원하고 기다리고 있을텐데 실패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할 수 없었다.
거의 무의식중의 페달링이었다. 페달이 조금이라도 무거워지면 내려서 끌고 다시가고...
수많은 반복중에 수목장 입구의 왕거북님과 바다님이 기다리는 지원조를 만났다.
이곳이 162KM지점입니다.



역시 여기서도 황룡산님이 기다리고 있다.
도착한지 1시간도 넘었다고 한다.
나보고는 왜 그렇게 얼굴이 창백하냐고? 물었다.
그때 까지만 해도 일사병 증상인줄 모르고 오전에 오버페이스한것 같다고만 말하고 몸살 기운이 있으니
지원팀에 해열진통제를 준비 좀 해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팀에선 내가 2번째로 가고 있기에 어두워지는 계정리임도를 같이 갈려고 기다린다고.....
다른사람들은 나 뒤로 모두 같이 움직이는것 같았다.
지원팀을 만나면 누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 어디로 이동중인지 시간까지 정확히 알려주었다.
처음하는 지원팀의 역활이지만 꽤나 체계적으로 움직이는것 같았다.
단 한번도 지원팀을 만나지 못했던 적도 없었고 모두 내가 필요할때 지원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좀 더 쉬고 싶었지만 빨리가서 저녁먹고 잠이라도 더 자는게 좋을것 같은 생각에 서둘러 출발한다.
왕거북님이 끓여주신 컵라면도 절반을 채 못 먹고 내려 놓고 바나나 한개 입에 물고 이미 어두워지는 임도길을 출발한다.
원래 황룡산님과 계획하기론 8시이전에 양동에 도착하는 시나리오였다.
내가 이렇게 컨디션 난조를 보이지 않았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나 때문에 황룡산님도 덩달아 늦어지니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그래서 버리고 가라고 해도 안가니 더욱 미안할 밖에.
두사람의 라이트로 나란히 비추고 가니 한개로 비추던 것보다 훨 더 밝아서 좋았고 마음 초조해 하지 않고
좀 더 여유롭게 첫날 마지막 임도를 무사히 내려 올 수 있었다.



양동을 지나 매월교 근처에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킹콩님과 쥴리앙을 만나 스무날리 고개에서 부탁했던
해열진통제와 알약같은 소금을 먹고 킹콩님이 맛있게 끓여놓은 꽁치 김치찌개에 햇반 한 그릇을 억지로 쑤셔넣듯이 먹었다.
오로지 완주 하기 위해선 먹어야 한다는것과 빨리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것.
그리고는 잠자리에 들었지만 밖에서 팀원들이 하는 얘기며 다른 팀원들 도착하는 소리며 핸드폰 통화하는 소리며 또 걱정하는 소리, 기차 지나가는 소리 등등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래도 눈을 감고 있으면 좀 낫겠지 하는 생각에 눈만 감고 누웠는데 그때까지 역시 잠못이루던 황룡산님이 어느새 코를 골고 있다.
이제 잠이 든것 같다.
나도 빨리 조금이라도 자야되는데.....그럴수록 정신은 더욱 말똥 말똥......

우리팀 마지막주자인 혀기와 까치가 들어 왔다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잠 자면 완주 못할것 같다며 바로 다시 출발한단다.
젊은 친구들이라 우리랑 다르겠지만 무었보다 정신력이 좋다.
밤을 세워서라도 완주해야 한다는 목표의식이 훌륭했다.
1차답사와 2차답사를 함께했던 친구들이다.




우리가 사용했던 텐트-자는둥 마는둥 잠깐 눈만 붙이고 1시30분에 다시 출발한다.




눈을 감고 비모사몽을 헤메다 핸드폰 알람이 1시를 알린다.
바로 기상하여 행동식을 챙긴다.
컨디션을 점검해보니 어제보단 훨 나은것 같다.
그래서 어제 먹던 약도 먹지 않고 황룡산님과 바로 출발한다.


제일 난 코스라 생각하던 매월임도와 고래산임도로....
역시 쉬고 났더니 훨 달랐다.
힘은 없었지만 페달링은 훨 가벼웠다.


다행스러웠던것은 배가 고프다는것이었다.어제 일사병 증상이 있을때는 아무것도 먹기 싫었는데.....
출발할때 먹지 않고 출발했기에 가면서 계속 배낭에 있던 행동식을 꺼내 먹었다.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고 계속 허기졌다.
미군들이 먹는 전투식량도 먹었고 방울토마토와 포도를 먹었고 파워젤도 먹었고 아미노바이탈도 먹었고 계속먹었다.
먹을수록 컨디션은 조금씩 좋아지는것 같았다.



칠흙같은 어둠에 점점이 라이트들이 보이고 붉은색의 후미등만이 사람의 존재를 알리는 산속에서
불빛들이 이어졌다 끊어졌다를 반복한다.
무서운 생각도 들지 않고 빨리 이 산들을 빠져나가는 생각만 하며 페달을 밟는다.


임도 여기저기 맨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
어떤 이는 라이트를 켜고 앞바퀴를 베고 자는 친구도 있고 여러명이 줄지어 누워서 자기도 한다.
모두들 한가지 목표와 도전의식으로 여기까지 지친몸을 끌고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름다운 영혼들이다.





황룡산님이 보조를 맞추어주어서 작은 산이지만 업힐이 계속이어지는 매월임도와 가도가도 끝없이 올라만
가는 고래산 임도를 무사히 마치고 지원팀이 있는 D17로 향한다.
다행스러웠던것은 저번 답사때는 고래산임도의 훍이 푸석흙이라서 더 힘들었는데 지금은 다져진 흙이었다.
그래서 더 쉬웠는지도 모른다.
이미 날은 밝아오고 있었고 날이 밝았으니 황룡산님 먼저 가시라고 했다.


D17에 밤세워 음식만들어서 가지고 온 세일러문과 왕거북님 바다님을 만났다.
세일러문이 만들어온 배추국에 밥 한그릇 먹으니 꿀맛이었다.
더 먹고 싶었지만 배추국이 모자랄것 같다는 세일러문의 말 때문에 후발주자를 위해 포기하고 비룡산임도와 양동임도를 타기위해 출발했다.



가파른 업힐의 비룡산임도.....평상시면 100% 타고 갈만한 경사였지만 지금은 무조건 끌바다.
끌바한다고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눈치 주는 사람도 없다.
차라리 경사가 가파르면 갈등하지 않고 끌바를 할텐데 어정쩡한 경사가 갈등을 만든다.
그래서 평속 6KM이하가 되면 끌바를 하고 6KM를 넘어서면 타고 가기로 기준을 정해 놓으니 갈등이 적어졌다.


비룡산임도 마지막 구간에 싱글이 있다.
한손에 밧줄을 잡고 어깨엔 자전거를 메고 몇번 미끄러져 허우적 거리다 겨우 겨우 올랐다.




비룡산임도 싱글 들머리 멜바구간





싱글을 내려오니 역시 지원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히 음료만 채우고 양동임도를 향해서 간다.
컨디션은 어제보다 엄청 좋아졌지만 아직 힘은 충분하지 않았다.
그러나 점점 더 좋아지는 느낌.....이제 완주는 무조건 하는구나 하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비룡산 임도 싱글 날머리 진창길을 점프로 통과





이제 2개의 양동임도만 끝내면 매곡리역 K9지점이고 누적거리 248KM지점이다.
남은 거리는 37KM에 불과하다.
양동임도 역시 편안하게 탈 수 있었고 아직까지 힘은 없었지만 코스가 좋아 천천히 컨디션 조절하며 한발 한발 나아가니 어느듯 매곡역에 닿아 있었다.



매곡역 지원팀에 도착하면서






매곡역에도 역시 지원팀들이 반갑게 맞아 주었고 여기서 아침을 한번 더 먹는다.
어젯밤에 먹던 꽁치 김치찌게를 한 그릇 먹고 나니 힘도 생기고 컨디션도 훨 좋아졌다.







출발할 즈음 후발팀들도 속속 도착한다.
아마도 나의 속도가 느려서 2시간 후에 출발한 후발팀에 잡히게 된것이다.





그러나 이제 남은 거리는 불과 37KM.....
힘을 내어서 스퍼트를 해야 할 시점이었다.
두번 먹은 아침 덕분에 페달링에 힘이 모아졌다.
이내 수박도 먹고 체인에 오일도 바르고 마지막 스퍼트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출발한다.







드디어 마지막 관문인 금왕리임도(2)를 시작한다.
다른 임도 보다 경사가 더 쎈 업힐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나 스퍼트 하는 마당에 끌바를 할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저단 기어를 넣고 회전수를 올려 밟아본다.
갈만하다.
그래 여기만 넘으면 비룡임도(2)는 비교적 쉬운코스다.







많은 선수들이 끌바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난 시간단축을 위해 끌바하지 않고 타고간다.
많은 사람을 따라 잡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도로와 280랠리 마지막임도인 비룡임도(2)에서 스퍼트를 더 내어 본다.
지치지 않는다.
계속해서 힘이 샘솟는 듯하다.
다운에서는 너무 무리하지 않게, 하지만 마지막 결정적인 부상만 피한다는 생각으로 스피드를 조절하면서 또 많은 선수들을 앞질러갔다.


드뎌 임도가 끝나고 도로 4.4KM만 달리면 이번 280랠리도 끝난다.
평속 30KM이상의 속도로 도로를 가로질러 FINISH LINE을 향해 돌진했다.
앞에 결승점이 보였지만 이상하리만치 감흥도 없었고 무덤덤 하기만 했다.
힘들었던 코스들이 주마등처럼 지나 갈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았고 단지 "부상없이 이제 완주 했구나" 하는 생각만 스쳤다.
내 자전거에 붙어져 있던 71번의 번호판은 이제 영구결번으로 나만 사용할 수 있는 번호라는 생각이 미치자
그제서야 완주에 대한 실감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위해 잠깐 포즈를 잡고 바로 본부석에 가서 확인받고 완주증 접수를 했다.
이제서야 지난 몇달동안 머리속에 남아있던 280랠리의 대장정이 끝난 것이다.
나 혼자만이 해 낸 것이 아니라 우리팀의 지원을 위해 많은 분들이 수고 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나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본인의 속도와 스타일을 버리고 계속 동행해준 황룡산님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선수들을 위해 자원하여 봉사하여 주신 킹콩님,쥴리앙님,왕거북님,바다님,세일러문님 너무 고맙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를 해준 일산자전거(자타고)의 모든 참가자들과 함께 이 기쁨의 과정들을 즐기고 싶다.
11명 도전 11명 완주의 큰 성과는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일산자전거의 모든 회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또 함께 이 기쁨을 누리고 싶다.
280랠리는 MTB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은 해 볼만한 대회입니다.



처음 참가한 280랠리이지만 느낀점을 간략히 적어 봅니다.

1.처음엔 최대한 힘을 아끼면서 절대 스피드 오버하지 않고 파워도 오버하지 않는것이 완주의 지금길 입니다.
280km는 상상하는것보다 훨씬 더 먼거리임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2.쉬는 시간을 줄인다.
많이 쉬고 빨리 가는것 보다 적게 쉬고 꾸준히 가는게 더 좋습니다.이것이 힘을 아끼는 지름길이며 관절이나
근육을 아낄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동식은 약간의 업힐구간이나 끌바구간에서 먹으면서 가고 다운할때는 쉬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다운하면 넘어져 다칠염려도 없고 피로한 다리근육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으로 삼았습니다.

3.가능한 답사라이딩을 다녀오기를 권합니다.
저는 3회에 걸쳐 전체코스를 답사했습니다.그래서 힘들때에도 체력안배와 쉴수있는 구간을 나름대로
계획하고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일사병 증상으로 탈진상태일때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원동력입니다.
또한 코스의 미리답사로 잘못된 길로 가서 체력과 시간을 허비하는 실수를 줄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4.엉덩이가 많이 아픈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200km 넘어가니 엉덩이의 민감한 부분이 쓸려서 따갑고 많이
불편했습니다.패드에 마가린을 바르라는 분도 있었고 바세린이나 핸드크림을 바르면 아프지 않다고도
하십니다.직접 해 본건 아니지만 200km넘어서 아플때는 준비하지 않은게 후회되더군요.
안장에 앉지 못해 끌고 가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5.오랜시간의 특정부위의 근육운동이기에 다리에 쥐가 나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저의 경우는 없었는데
근육이완제와 아미노바이탈을 준비하시면 많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저는 아미노바이탈을 먹어서 인지
쥐는 나지 않았습니다.

6.탈수 증상에 대비하여 먹는 소금을 준비하여 수시로 먹어 두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7.처음 도전하시는 분들은 꼭 지원팀의 지원을 받는것이 완주에 필수 조건입니다.
저도 처음에 무지원으로 해 보고자 했는데 지원 받길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일산자전거(자타고) 지원팀들의 헌신적인 지원에 완주 할 수 있었습니다.

8.즐기는 랠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같은 길을 가다보면 여러번 만나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가능하면 그 분들하고 인사 나누고
같이 얘기 하면서 가다보니 덜 지루하고 잠시라도 새로운 기분도 들고 랠리의 즐거움이 이런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더군요.
같은 목적을 가진 아름다운 도전자들이기에 모두 친구이며 동료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사랑합니다.


















댓글목록

profile_image

신바람1님의 댓글

신바람1 작성일

오버페이스로 고생한 신바람1입니다. 와플님의 후기를 보니 당시의 고생이 눈에 선하게 떠오릅니다. 수고 많이 하셨고 완주 축하드립니다. 랠리에 처음 참가하는 분들을 위한 좋은 정보가 많군요.
저는 오버페이스를 하는 바람에 무릎 관절과 엉덩이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지요. 엉덩이는 어느 분의 도움으로 바셀린을 발랐는데 한결 편하더군요.
늘 안라 즐라하세요

profile_image

독수리님의 댓글

독수리 작성일

한사람 한사람 모든분들이 280랠리를 아끼고 사랑해주시니,
좀더 나은 랠리가 되길 함께 노력 하겠습니다.
완주를 축하 합니다.
생생한후기를 읽으니 지금도 현장에 있는듯 합니다.